HUMAN 본질을 파고드는 힘

Interbrand Best Korea Brands 2022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들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5.6%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을 이뤄냈다. 2022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서는 기술 기반의 혁신기업, 플랫폼 기업들의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볼 수 있다.

테크놀로지 브랜드들은 랭킹테이블 전체 브랜드 가치 합산 중 58.2%에 달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테크놀로지 영역의 브랜드들은 팬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더 우수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형태의 고객 편의 및 고객 경험을 제공하면서 브랜드와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우리는 이것이 무엇을 위한 기술이고, 무엇을 위한 플랫폼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더 좋은 기술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했던 많은 제품 및 서비스가 시장에서 실패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고객이 아닌 공급자 관점에서의 더 좋은 기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하는 경우였다. 이런 현상에 앞서 인터브랜드는 이미 2014년에 처음으로 Age of YOU 개념을 언급하며 모든 브랜드 활동은 인간(Human)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인터브랜드는 Ecosystem이 진화된 Mecosystem으로 모든 생태계가 개개인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가는 시대를 예견했다. 개인화를 넘어 극소 단위로 분화된 초개인 중심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레 나의 정체성, 가치, 경험을 가장 중시하는 나 중심의 사회를 말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나’는 개인 이기주의에 바탕을 둔 의미가 아닌, ‘나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욕구까지 포괄한다. 이러한 시대에서 브랜드는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을 유발하며, 더 강력한 브랜드는 행동을 모아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간다.

인터브랜드는 2022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서 대한민국의 브랜드들이 코로나 이후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은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본질을 파고드는 인간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라고 설명하며, 본질을 파고들기 위해 고려할 세 가지 방안 –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Human Truth’, ▲고객에게 가슴 뛰는 경험을 제공하는 ‘Human Heartbeat’, ▲소비자와 깊게 교감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Human Connection’ – 을 제안한다.

Human Truth

(1) Renaissance of ME

출처/© Pexels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 ‘Z세대’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일 각종 언론과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기만족을 중시하고, 신념에 따른 소비를 하며 개성을 드러내는 데 힘쓰는 Z세대는 관계와 소비의 중심에 우뚝 섰다. 이렇다 보니 나나랜드*, 미코노미*, 나심비*, 마이싸이더* 등 하루가 다르게 Z세대의 특징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렇듯 me me me를 부르짖는 Z세대, 하지만 이 현상은 꼭 Z세대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현시대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본성은 ‘Renaissance of ME’, 즉 ‘나, 개인의 전성시대’이다. 이는 전 세대를 걸쳐 나타나는 현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간의 본성이다.

*나나랜드: 사회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나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트렌드를 일컫는 신조어

*미코노미: 나를 뜻하는 “M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내가 주체가 되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의미

*나심비: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과 상관없이 소비자가 소비를 통해 얻게 되는 만족에 초점을 맞춘 소비 행태

*마이싸이더: My(나의) + Side(~을 중심으로 한) + er(사람).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는 밀레니얼-Z세대

현세대가 강조하는 ‘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내가 너보다 낫다’ 와 같은 개인이기주의와 우월주의가 떠오르는가? 여기서 ‘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개념이다. 현세대는 자신이 옳다고/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혹은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행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통해 대의에 함께함으로써, 개인적인 자기효능감을 넘어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것이 현세대가 얘기하는 ‘나’의 진정한 의미이다. 한마디로 ‘나’ 전성시대의 기조는 ‘Expressing the best of me’, 즉, ‘가장 최선의 나’를 표현하는 일이다.

‘나’ 중심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소비행태로도 연결된다. 인터브랜드는 고객 연구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를 표현하는 최선의 소비인지’가 가장 중요한 구매 준거가 된다.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에르메스 켈리백이 자신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일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BTS와 맥도날드의 콜라보 백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애플워치 나이키 에디션과 파텍필립의 손목시계도 각자 개개인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 최고의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두 제품의 실제 가격 차이는 어마어마하지만, 어떤 것이 더 좋고 가치 있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Renaissance of ME; 나, 개인의 전성시대’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현세대는 자신을 최대한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며 ‘최선의 나’를 재탄생 시킨다.

사실 브랜드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변화는 실로 어려운 과제이다. 지금까지는 더 프리미엄한, 더 좋은 품질을 갖춘 제품 생산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 그리고 구매가 미치는 선한 영향력까지 고려하고 구현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과감한 도전으로 ‘최선의 나’를 실현시키는 과제는 모든 브랜드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2) It’s Desire, not needs/wants

출처/© Pexels

법정스님의 ‘무소유’, 요가에서의 ‘내면의 비움’은 탐욕을 제어하는 미덕을 강조한다. 하지만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며, 더 나은 삶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이 욕망을 충족시키는 과정이다. 인간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삶을 개선한다. 올바른 삶의 방향성 하에 욕망은 삶의 건강하고도 강력한 동기이다.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본질적인 욕망은 – Power, Attraction, Comfort, Play – 네 가지이다. 먼저, Power는 타인과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즉, 타인과 상황을 컨트롤하는 것에서 나아가, 스스로 삶의 방식까지 컨트롤하여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이다. Attraction은 인간적인 매력을 기반으로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는 욕망이다. 외모, 성격이나 분위기와 같은 타인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을 갖추어 사회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나아가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이다. Comfort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삶의 영위를 향한 욕망이다. 팬데믹 이후에 안전을 편안함과 동일시할 만큼, 안전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가 대두되었다. 마지막으로, Play는 규칙적인 일상이 반복되는 정형화된 삶 속에 지친 현대인들이 즐거움을 넘어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또 인간을 정의할 수 있는 네 가지 욕구의 진정한 의미에 집중하는 일은 인간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욕망에 대한 고민은 인간이 만들고 소비하는 시장에서 더 넓은 범위의 시장으로 확장시키거나,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데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세계 패션업계에서는 운동을 의미하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의미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 시장이 꾸준히 화두에 오르고 있다. Training Pants는 원래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의 창립자 에밀 카뮤제(Emile Camuset)가 1920년, 편안함이라는 기능적인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Training Pants는 단순하게 활동하기 편안한 기능적 바지의 의미를 넘어, 스포츠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애슬레저 열풍에 따른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된다. Play 욕망과 Attraction 욕망을 통해 Training Pants 시장의 성장 이유를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일상 속 편한 복장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며 Play 욕망이 충족되기도 하고,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으로서 Attraction 욕망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출처/© Beyond Meat

미국의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와 비욘드 미트(Beyond Meat) 브랜드는 음식에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를 통한 대체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제한적인 육류 공급과 외부 환경의 변수 속에서 생산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Power의 욕망과 동물 복지를 포함한 환경을 생각하며, ‘나’에서 나아가 내가 살아가는 생태계의 지속적인 안전을 생각하는 Comfort의 욕망을 충족해주는 대체육 시장은 2026년 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 충족을 통해 빠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의 욕구는 욕망이 되었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니즈 속에 숨어있는 본질적인 욕망에 집중해야 한다. 브랜드는 이제 욕구를 보다 만족스럽게 충족시켜주는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아닌, 본질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인간을 정의하는 본질적인 욕망에 대한 고민을 통해 ‘Human Truth’ 즉,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강력한 브랜드(Strong Brand)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Human Experience

(1) Technology for Humanity

출처/© Pexels

“기술 발전의 시대, 인간성이 더 중요해지는 역설”

‘기술’과 ‘인간성’. 두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AI, 로봇과 같이 오늘날 ‘기술’이라는 단어를 대표하는 실례들의 이미지가 ‘인간’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러한 역설을 구현해내는 브랜드가 기술 범람의 시대에서 고객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는가.

출처/© Hyundai Motor Company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Hyundai Motor Company)의 신기술 캠페인 영상인 ‘Little Big e-Motion’이 국내외 유수의 광고제에서 4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영상에서는 현대자동차가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아이오닉 미니카가 등장한다. 이 미니카는 어린이 환자들이 병실에서 치료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 어린 환자들이 불안함을 느낄 때면 스크린 속 캐릭터가 말을 걸거나 사탕 향기를 분사하는 등 다양한 위로를 전달하여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안정된 상태로 만들어준다. 캠페인의 이름처럼 현대자동차의 미래 기술력(Electric-motion)이 인간의 마음(Emotion)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비전인 ‘Progress for Humanity(인류를 위한 진보)’, 즉 기술의 발전이 결국은 인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보여주며 큰 호평을 받았다.

기술을 통한 가슴 뛰는 경험이 꼭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개인용 컴퓨터를, 인터넷을, 그리고 스마트폰을 처음 경험했을 때의 설렘을 기억하고 있다. 브랜드가 기술을 통해 인류의 삶 속에 존재하던 ‘불편’을 제거하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편리’를 구현해 낼 때, 일반 소비자 역시 브랜드를 통한 가슴 뛰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더 많은 편리가 필요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나 취약 계층에게 그 효과가 더 극적으로 보일 뿐, 일반 소비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기술, 그리고 브랜드 경험 역시 그 맥락은 같다. ‘기술 발전’이라는 결과에 매몰되어 그 ‘목적’을 잊는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벅찬 떨림을 제공할 수 없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기술,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경험은 모두 ‘인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브랜드의 End-user, 즉 최종 소비자도 결국은 ‘인간’이기에.

(2) A sense of belonging

출처/© Unsplash

“인간(人間)이란 결국 사람(人)들 사이(間)에서 살아가는 존재”

인간이란 결국 사회적 존재이다. 오죽하면 ‘인간’을 ‘인간(人間), 즉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정의했을까. 그렇기에 ‘인간’의 가슴을 뛰게 하는 브랜드들은 필연적으로 소속감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소속감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첫 번째 유형은 브랜드 자체에 소속감을 느끼도록 리드하기 보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소통의 수단을 제공하거나, 모임의 장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브랜드들이나,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브랜드들이 이에 속한다.

출처/© Socios.com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시오닷컴(Socios.com) 역시 이러한 유형의 브랜드에 속한다. 소시오닷컴은 블록체인 기반의 팬 토큰을 개발하고 거래한다. 팬 토큰 보유자는 구단이 정하는 사안에 투표할 권한을 가지며, 자신들의 의견을 팀에 반영할 수 있다. 현재 파리 생제르망, FC바르셀로나, 맨시티 등의 명문 구단들이 소시오닷컴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포항 스틸러스가 소시오닷컴 투표를 통해 22시즌 팀 버스 디자인을 결정하기도 했다. 소시오닷컴은 단순히 소통의 수단을 제공하거나 모임의 장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가 소속되고자 열망하는 집단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소속감을 더욱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당연하게도, 브랜드 자체에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브랜드들이다.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예시는 HOG(Harley Owners Group)라는 거대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유저 소속감을 이끌어낸 충분히 좋은 예시가 되는 브랜드이지만, 2022년이 포스트 할리 데이비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소속감을 리드하는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를 찾자면 테슬라(Tesla)를 꼽을 수 있다. 테슬라는 운전자의 모든 데이터를 서버를 통해 전송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모집한 데이터들을 통해 시스템을 수정하고 다음 제품을 설계한다. 테슬라의 운전자들은 자신이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테슬라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느낌으로써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개인화를 넘어 초개인화를 외치는 시대에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을 강조하는 일이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개인화 시대의 Key는 제품 및 서비스가 개인의 니즈에 맞추어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하나의 브랜드가 소비자마다 다른 가치를 소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품 및 서비스는 개인의 니즈를 파악하여 정교하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되, 브랜드는 우리의 소비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제공함으로써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소비자들 역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인간(人間)이기 때문이다.

Human Connection

(1) Authenticity

출처/© Unsplash

우리는 지금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사회 안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먼 미래의 얘기인 줄만 알았던 환경 문제는 코앞으로 다가와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불안과 혼돈의 시대에서 기업들이 사람들과 감성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에 깊이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출처/© Krispy Kreme

글로벌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은 유가 상승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반영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 세트의 가격을 새롭게 책정했고, 이는 소비자의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매주 월요일 미국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과 그 주 수요일의 도넛세트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하며, 기존 10달러인 한 박스를 4달러로 크게 할인해서 판매했다. 크리스피 크림은 물가 상승과 높은 휘발유 가격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축소화하고, 사람들이 한 주를 조금이나마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소소한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크리스피 크림에 찬사를 보냈으며, SNS에 관련 글을 올리며 바이럴 효과를 가져왔다.

출처/© Mauritius Images

독일의 스톡 이미지 플랫폼 브랜드인 모리셔스 이미지(Mauritius Images) 또한 워터마크 캠페인을 통해 해양 환경 보호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총 2만 9천여 개에 달하는 바다 관련 이미지에 ‘Clear the Rights, Clear the Ocean’이라는 해양 보호 슬로건과 ‘Plastic’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슬로건 워터마크가 포함된 바다 이미지를 모리셔스 이미지의 유저가 구매하게 되면 금액의 33%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기부된다. 바다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효과적으로 표현된 좋은 사례다.

마지막으로 최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지역에 스타링크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 단 10시간 만에 서비스 시작을 알리는 트윗을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위에 소개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더욱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핵심 고려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해당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 존재 목적, 그리고 포부와 일맥상통하는 활동을 보여줄 때 그 진정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 사람들과 감성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우리 브랜드만의 진정성이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2) Human Ethics

출처/© Unsplash

최근 소비자가 브랜드를 소비하고 애착을 형성하는 기준이 ‘제품/서비스의 품질 및 가격’에서 ‘기업/브랜드의 가치관 및 신념’으로 변화하며, 기업의 윤리성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 소비자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5%는 착한 소비가 소비활동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약 65%는 착한 소비에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소비자와의 Connection을 형성하기 위해 브랜드가 갖춰야 하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바로 기업윤리, Ethics이다.

기업윤리란 기업과 관련된 옳고 그름의 문제를 다루는 분야이며, 조직 내부에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 그리고 이윤 추구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말한다. 기업윤리는 사업과 별개로 실행하는 것이 아닌 마케팅, 고용, 조직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기업 활동에 적용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에게 윤리적인 행동을 바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이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혁신을 가져왔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승차 공유 플랫폼은 몇 년 전 CEO의 구설수, 기업 내 성차별, 성희롱과 같은 비윤리적인 모습들이 이슈가 되며 앱 지우기 운동이 일어남과 동시에 이용자 약 40만 명이 이탈했다. 기업윤리는 기업의 비즈니스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사 차원에서 명확한 기업 윤리 체계의 구축이다. 기업 윤리 체계는 기업 운영을 위한 가이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업적인 비전과 포부, 지향가치, 행동강령에 기초하여 만들어져야 하고, 내/외부 이해 관계자들에게 명확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또한 인권, 개인정보보호, 기후변화, 산업안전과 같은 다양한 기업윤리 아젠다 중 자사에 가장 적합한 아젠다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하며, 이를 강조하는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30년간 브랜드는 정체성의 시대, 가치의 시대, 경험의 시대를 걸어왔다. 오늘날 브랜드는 개개인의 시대인 Age of You에 도달해 있으며, 아마도 곧 맞게 될 다음의 시대는 Age of Ethics, 윤리의 시대일 것이다. 곧 다가올 윤리의 시대에 소비자와 Connection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업윤리로 무장된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