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Korea Brands 2023:

Brands as Acts of Leadership

인터브랜드는 2022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22)를 발표하며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이라는 새로운 POV(Point Of View)를 제안했다. 이 새로운 관점에 대하여 이해를 돕기 위한 첫 단계로, 최근 인류 운명에 대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에게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자.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은 브랜드가 비즈니스의 성장이라는 목적을 넘어, 기업의 가장 강력한 내러티브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고객을 향한 새로운 가치 창출과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그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의 실천 방안으로 다음 두 가지 – ▲Do things right through the lens of Psychology ▲Do the right things through the lens of Anthropology – 를 제안한다. 

최근 기업 경영의 필수조건으로 거론되는 가장 뜨거운 감자는 누가 뭐래도 ESG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담론이다. 많은 기업이 이를 충족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안타깝게도 기업들의 관심과 행보가 ESG와 지속가능성. 즉, Do the right things에 치우쳐 있다는 분석이다.

진정한 Brands as a Acts of Leadership의 구현을 위해서는 Do things right와 Do the right things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에 인터브랜드는 ‘2023년베스트 코리아 브랜드(Best Korea Brands 2023)’ 발표를 통해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중심으로서 브랜드가 고려해야 할 여섯 가지 실천 방안을 제안한다.

| Do things right through the lens of Psychology

Psychology에 기반해 Human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이를 현실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기반의 접근이 아닌 고객 입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고객 입장에서 접근하는 실행방안은 무수히 많지만 2023 Best Korea Brands에서는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세 가지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1. Brands of, by, for the Human

출처/ ⓒ National Geographic Society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로 꼽히는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링컨 전 대통령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민주주의 정신의 핵심인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강조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를 움직이는 근간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이라면, 브랜드의 근간은 ‘소비자의 본질적 니즈’라 할 수 있겠다.

BGF리테일(BGF Retail)은 치열한 리테일 경쟁 속에서 ‘편의점’에 기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조준하여 CU 브랜드의 존재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편의점의 본질은 ‘시간/공간 제약의 완화를 통한 간편성’이다. CU 브랜드는 경쟁력 있는 HMR(Home Meal Replacement) 상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다양한 콜라보(Collaboration) 상품 및 PB(Private Brand) 상품의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CU는 24시간 운영되는 전국 1만 6,000여 개의 점포에서 식생활의 변화로 증가한 ‘간편한 끼니 해결’에 대한 니즈와 친환경, 가성비, SNS 인증 등의 트렌드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나아가 최근 라스트마일 배송, 간편 결제 등의 생활 편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간편성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BGF리테일의 이러한 브랜드 강화 활동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편리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정체성을 가진 CU의 브랜드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출처/ ⓒ 하이브

한동안 독보적인 3사 체제로 굳어졌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어 시장 1위로 성장한 하이브(HYBE)는 아이돌 팬 플랫폼(Idol Fan Platform)의 개념을 활발히 활용하며 아이돌 팬덤 문화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아이돌 팬덤 문화의 본질은 ‘표현과 소통’이고, 이 문화에서 엔터테인먼트사의 역할은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멤버십 한정 독점 콘텐츠 기반의 ‘위버스(Weverse)’로 양방향 소통의 장을 제공했고, 아이돌 그룹 뉴진스(New Jeans)와 팬이 휴대폰을 공유하는 컨셉의 플랫폼 ‘포닝(Phoning)’을 출시하며 소통의 밀도를 더했다.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소통의 세계관 구축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2023년의 시장에서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관념을 넘어, 소비자의 마음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들의 욕망과 니즈에 ‘응답’할 때 비로소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2. Heart of the Matter

maslow’s hierarchy of needs, 출처/ ⓒ Flickr

매슬로는 ‘욕구단계설(Hierarchy of Needs)’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다섯 개의 욕구를 위계별로 다음과 같이 나눈다. – 생리(physiological), 안전(safety), 애정/소속(love/belonging), 존중(esteem),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

궁극적으로 현대인들은 매슬로 욕구 단계의 상단에 있는 존중과 자아실현을 추구하지만,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해 생리와 안전의 욕구가 위협받는 상황에 종종 처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니즈를 선제적으로 충족시킨 두 개의 브랜드 사례를 소개하며 이 브랜드들이 어떻게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지 살펴보려 한다.

▶ 습관을 바꾸는 광고 : Scottish Water
출처/ ⓒ Scottish Water

쾌적한 보금자리는 모든 욕구의 바탕이자 시작인 안전을 충족한다. 자연이 훼손되면 인류의 터도 흔들리게 된다. 스코틀랜드는 하수도 막힘을 야기하는 홍수로 인해 매년 £7m 규모의 피해를 입어 왔다. 이를 문제 삼은 Scottish Water(스코틀랜드의 상하수도를 관리하는 공기업)는 하수도 막힘의 원인인 물티슈를 제거하는 캠페인 ‘Nature Calls’를 진행했다.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간 물티슈의 판매 및 사용 금지를 유도하는 메시지의 광고캠페인이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하수도 막힘은 10년 평균 대비 20.3% 감소했다. 현재의 안전을 위협하는 현상(수질오염)의 구체적인 원인이 미세플라스틱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행동 가이드라인을 환기함으로써 Scottish Water는 더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고자 하는 스코틀랜드인들의 안전 니즈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행동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 사고를 예방하는 보험 : 루트 보험(Root Insurance)
출처/ ⓒ Root Insurance

살기 좋은 환경을 확보하게 된 인간은 자연스럽게 위험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기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은 언제든지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위험에 놓여있다. 당장 매일 출퇴근을 위해 자동차를 탈 때마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리스크로부터 운전자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자동차 보험회사 루트 보험은 고객의 안전운전 역량에 따라 금액이 책정되는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루트 보험의 대표적인 상품 ‘공정한 자동차 보험(Fair car insurance)’은 안전운전을 하는 고객은 더 저렴한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철학을 근간 삼는다. ‘공정한 자동차 보험’에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은 스스로의 안전운전 습관을 증명하거나, 혹은 낮은 보험료를 내기 위해 그간의 운전 습관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전환했다. 기존 가입 고객들이 안전운전을 지키는 자신의 운전 습관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도록 노력을 더하게 됨은 물론이다. 궁극적으로 루트 보험은 자동차 사고 발생률을 낮추는 데에 단 하나의 보험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이바지한 격이다. 루트 보험은 이에 멈추지 않고 안전 운전에 따라 할인 제공을 해 운전자들로 하여금 운전 습관 개선의 동기를 부여하고 사고를 예방했다. 고객을 후행적으로 보호하는 경쟁 보험사와는 달리, 관점의 변화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선행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그야말로 Brands as Acts of Leadership의 좋은 예시이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와 대담한 도전이 거듭된다면 머지않아 보험회사가 자동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 내재된 기본 욕구는 모두 동일하다. 시대가 변해도 이 욕구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본질적인 갈증들을 먼저 포착하고 해소해 주는 브랜드가 이 시대의 문법을 새롭게 재정의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3. Empowering Individuals

출처/ ⓒ Unsplash (unsplash.com)

2023년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욕구가 채워질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직접 상상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더 이상 주어지는 선택지 중에서 그나마 가장 만족도가 높은 옵션을 고르는 수동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브랜드가 제시하는 오늘날의 경험들은 객관식을 지나 주관식을 향한다. 더 많은 보기항목으로 선택을 유도하던 과거에서 맞춤형 보기를 제시하는 현재를 지나, 이제 소비자가 직접 답을 적는 주관식으로 변화 중이다. 모바일/플랫폼/데이터로 대변되는 구매 환경의 변화는 ‘개인’,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Web 3의 등장은 소비자, 개인의 주도권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 출발점: Customizing

브랜드 경험의 개인화는 ‘맞춤’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오픈마켓에서 소셜커머스로 대세가 전환되었던 시기를 기억한다. 쇼핑이라는 경험의 핵심성공요인(KSF) 이 ‘구색’에서 ‘맞춤’으로 변화했다. 나아가 컬리(Kurly), 정육각(Jeongyookgak), 오늘의집(Ohouse) 등 다양한 버티컬커머스의 등장은 성향 맞춤을 넘어 높아진 기준까지 맞춰내야 하는 환경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 성장점: Interacting
출처/ ⓒ 배달의민족, 올리브영

‘맞춤’을 잘하는 브랜드들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해당 브랜드들은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소통을 활발히 전개한다. 정육각의 제품 리뷰에는 리뷰어의 정보(구매 상품, 구매 횟수)가 함께 남는다. 배달의민족(Baemin)은 배민아카데미를 통해 리뷰 관리를 교육하고 클린리뷰정책을 시행한다. 올리브영(Oliveyoung)은 커뮤니티커머스를 주창하며 탑리뷰언서 제도를 시작했다. 리뷰/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은 개인과 브랜드의 관계를 강화하는 핵심 요소다.

▶ 전환점: Empowering
출처/ ⓒ 스타벅스

소비자 경험으로부터 상품을 머천다이징 하는 플랫폼이 최근 등장했다. ‘프롬(FROM)’이다. MD의 기능을 소비자/개인에게 넘긴 커머스 플랫폼이다. 프롬의 메뉴 중 하나인 ‘발굴중’에는 소비자들이 추천한 제품이 올라온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지지할 수도 있다. 다수의 지지를 얻은 제품은 실제 판매 제품으로 등록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정 주체의 의사결정이 아니라는 점, 개인의 경험에 대한 다수의 지지로 이뤄지는 머천다이징이라는 점은 네트워크 구조가 작동하는 탈중앙적 변화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스타벅스(Starbucks)는 NFT 멤버십 서비스 ‘스타벅스 오디세이(Starbucks Odyssey)’를 출시했다. 기존 멤버십의 적립 서비스인 별스탬프를 NFT화하여 스탬프에 대한 소유권을 소비자, 개인에게 이관하였다. 오디세이를 통해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들은 스탬프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소유권을 얻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점점 더 객관식 선택지가 아닌 주관식 괄호를 제시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힘과 기능을 소비자/개인에게 이관할수록 브랜드는 더 큰 생태계(eco-system, universe)로의 역할 수행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 단기적 이익 추구로는 어떠한 리더십도 확보할 수 없는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

| Do the right things through the lens of Anthropology

Do the right things through the lens of Anthropology를 위해서는 Anthropology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기업은 우리 브랜드의 Purpose를 먼저 점검하고 브랜드가 지닌 역량 및 신념과 연계한 Fearless Action을 실천해야 한다. 

1. Beyond Purpose

출처/ ⓒ Unsplash (unsplash.com)

브랜드가 업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전면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진행함에 있어 많은 브랜드는 그들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브랜드의 목적(Brand Purpose)이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비즈니스적인 목표 혹은 수치적 측정 기준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 Purpose를 수립하였다. 새로운 브랜드 리더십의 시대는 브랜드 Purpose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Purpose의 변화가 있어야만 목적 있는 리더십(Purposeful Leadership)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설정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목표나 정량화된 수치와 같은 평가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그들의 Purpose를 의미 있게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인터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치가 높은 브랜드의 분석 및 협력을 통해 브랜드가 현재의 Purpose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새로운 Purpose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4C 모델을 개발했다. 4C 모델은 Context(정황), Capability(역량), Conviction(신념), Continuity(지속성)로 구성된다.

Context(정황): 현재 시장 상황과 우리가 직면한 사회 환경은 어떠한가?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고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는 무엇인가? 그리고 잠재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진정성 있는 브랜드 목소리를 어떻게 만들까? Context는 환경에 대한 이해와 그 환경 속 브랜드의 역할을 정의하는 일이다. 

Capability(역량):  우리 브랜드가 무슨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 브랜드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Capability는 브랜드 역량의 범위 내에서 핵심 비즈니스를 재정의하고 의미 있는 목적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 규정한다. 

Conviction(신념): 브랜드 Purpose가 기업의 문화와 일치하는가? 조직 구성원들이 브랜드의 새로운 Purpose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가? Conviction은 확신을 가지고 브랜드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고 제시된 새로운 가치를 준수하는 기준이다.

Continuity(지속성): 새로운 Purpose와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가? Continuity는 내외적 니즈를 효과적인 방식으로 조율해 가며 가치와 목적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세상의 흐름에 따라 시대를 앞서갈 수 있는 Purpose를 선도적으로 변화시킨 브랜드다. 브랜드의 가치를 포괄하지 않은 비즈니스 지향적인 목표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Brand Purpose는 “A computer on every desk and in every home (모든 책상과 모든 가정에 있는 컴퓨터)”였다. 비즈니스의 성장과 시대의 흐름이 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Empower every person and every organization on the planet to achieve more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조직이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겠다)”로 Purpose를 변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Purpose는 4C 모델의 요소들을 교과서적으로 충족하고 있다. 제품이 비즈니스 장치가 아니라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Context),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 내 자사의 역량과 포지셔닝을 이해한 이후 개인이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브랜드로 규정했다(Capability).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새로운 Purpose를 공표하며 공감과 확신을 심어주었을 뿐 아니라(Conviction) 브랜드 Purpose를 내외부에 지속적이고 일관된 목소리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Continuity). 이러한 근본적인 목적의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브랜드가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지평을 열었다. 동시에 비즈니스와 소비자의 진화하는 니즈에 적합한 목표를 설정하여 브랜드로 하여금 리더십과 행동에 다시 집중하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재의 Purpose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수치와 비즈니스를 넘어, Purpose를 정의하고 목적 있는 리더십을 시행해야 의미 있는 미래를 이끄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Brands, Play to Your Strengths

출처/ ⓒ Freepik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던 별 볼 일 없던 야구선수가 NBA에 입성하여 3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소설에서나 봤을 법한 비현실적 스토리이지만, 주인공을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바로 농구계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이다. 결국 사람은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ESG도 마찬가지이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본연의 역량을 활용해야만 더 큰(Bigger) 사회적 가치를, 더 오래(Longer) 만들어 낼 수 있다. 더 큰(Bigger) 사회적 가치란, ROI(Return On Investment)와 연관되어 있다. 이는 브랜드가 투입한 Input 대비 얼마나 큰 사회적 가치를 Output으로 창출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브랜드의 기존 비즈니스 혹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Input으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더 오래(Longer)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수익성과 연관되어 있다. 기업의 존속은 기업의 수익 창출 여부에 달려 있다. 아무리 사회적 가치라는 명목하에서도 기존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낮추는 ESG는 지속되기 어렵다. 즉, 기존 비즈니스를 활용하되 수익성은 유지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 결국 ESG는 브랜드의 기존 비즈니스 및 역량을 활용하는 동시에 기존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향성 아래 전개되어야 한다. 

출처/ ⓒ Neste

핀란드의 정유회사였던 네스테(Neste)는 2005년부터 ‘바이오 디젤’에 투자하기 시작해 현재는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 분야에서는 MY SAF™(Sustainable Aviation Fuel)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50개의 항공사와 13개의 주요 공항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DHL Express나 Air France와 같은 유수의 브랜드들 역시 MY SAF™의 고객이다.

네스테의 MY SAF™는 100%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졌고, 기존 화석 기반 항공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이상 줄였다. 이는 네스테가 지난 70년간 정유업계에서 쌓아온 기술력 및 노하우 덕분에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항공유가 소속된 바이오 에너지 부문은 이제 네스테 연간 영업이익의 80% 정도를 담당한다. 정유업계에서 쌓은 기술력 및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고,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인 ‘에너지’에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더함으로써, 네스테의 기업가치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기업의 존속을 염려하는 정유업계의 다른 경쟁자들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3. Fearless Action

출처/ ⓒ Unsplash (unsplash.com)

마하마트 간디는 이야기했다. 신념을 형성할 때는 신중해야 하지만 신념이 형성된 후에는 어떤 어려움에서도 지켜야 한다고. 이 한 문장은 브랜드가 Do the right things를 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사항들을 모두 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브랜드가 Do the rights things를 위해 기존의 Purpose(궁극적 지향점)를 평가/보완하고, 사업적 실체와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했다면, 이제 브랜드가 행해야 할 마지막 단계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브랜드의 신념을 지키며 실천하는 Fearless Action을 보여주는 일이다.

출처/ ⓒ 밴앤제리스

미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Jerry’s)는 사회정의, 환경보호, 지속 가능한 식량 계획 마련 등 기업의 사회적 환원을 중요한 신념으로 여기며, 이를 지키기 위한 Fearless 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성 소수자, 불법 체류자를 향한 트럼프의 공격적인 태도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은 ‘PeCAN Resist’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다인종의 사람들이 Resist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패키지 디자인과 ‘CAN Resist’라는 제품명을 통해 트럼프 발언에 저항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벤앤제리스는 이를 통해 Do the right things를 위한 자신들의 신념에 어긋나는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Fearless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남겼다. 그 상대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출처/ ⓒ 러쉬

벤앤제리스 외에도 많은 브랜드가 Do the right things를 위한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Fearless 한 Action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동물복지 코스메틱의 선두 주자인 러쉬(LUSH)는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러쉬가 브랜드의 신념에 따라 동물실험이 의무인 국가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을 때, 주주들은 이익을 제 발로 걷어찼다는 비난을 쏟았다. 하지만 러쉬의 창립자 마크 콘스탄틴은 한 인터뷰에서 ‘이익과 가치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한다면 기꺼이 이익을 포기할 것’이라고 언급해 외부의 어떠한 반발에도 브랜드 신념을 지켜 나가는 진정으로 Fearless 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에는 이전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과거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넘어오며 브랜드가 만족시켜야 하는 주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중 누군가는 브랜드의 신념에 반발할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반발에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기 위한 Fearless Action을 보이는 브랜드가 향후 진정한 Leadership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30년간 브랜드는 정체성의 시대, 가치의 시대, 경험의 시대를 지나 Age of You-개개인의 시대를 거쳐 왔다. 그리고 Age of Leadership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에게는 Ethical Leadership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컨대, 진정한 Brands as a Acts of Leadership은 Do the right things만으로 구현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Do things right 그리고 Do the right things 간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구현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업은 만들기 쉬워도 브랜드는 만들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인터브랜드가 제시한 여섯 가지 실천 방안을 통해 대한민국의 많은 브랜드가 세상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대담한 도전을 보이며 진정한 Brands as a Acts of Leadership을 구현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