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brand
Thinking
By
Mayleen
Yang

Interbrand White Paper Vol.3 BTS, 브랜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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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비틀즈라고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은, 아이돌 팬층과 한국 대중음악계의 관심을 넘어서 세계 음악계에 반향을 끌어내고 있다.

아미(Army)라는 강력한 팬 베이스로 이뤄내는 놀라운 성과에, 이미 여러 매체에서 그들의 성공 공식, 특히 어떻게 강력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을 다룬 바 있다. 혹자는 소셜미디어의 성공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혹자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이미지가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브랜드의 관점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조금 더 종합적이고, 장기적이다. 본 글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그들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확산했는지, 그들의 전반적인 브랜드 전략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 Brand Identity: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하여, 본질적 메시지를 구축하다

방탄소년단은 타겟층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본질적 메시지를 데뷔 이전부터 구축해 왔다. 방탄소년단의 그룹명은 ‘10대와 20대의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는 곧 그들의 고객이 되는 밀레니얼과 GenZ 세대의 공감에 기반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정체성의 표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는 그들의 비즈니스 본질인 음악을 통해 일관되게 전달된다.

청춘의 방황과 보편적인 감성을 각 곡의 가사에 반영할 뿐 아니라, 나아가 앨범의 큰 테마로 설정한다. 방황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화양연화’ 시리즈,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Love yourself’ 시리즈, 나의 어두운 면까지 포용하여 성장하기 위한 ‘Map of the Soul’ 시리즈까지 방탄소년단은 앨범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GenZ가 공감할 수 있는 세대의 본질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이토록 폭발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메시지의 보편성보다는, 개인성에 있음에 주목하고 싶다. 방탄소년단은 고객들(아이돌 팬 및 리스너)에게 잠재되어 있던 ‘나의 아픔을 음악을 통해 공감하는’ 개인적인 니즈를 충족시켰고, 이는 얼핏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은 업계(대중음악계) 내에서는 충족되지 못했던 잠재 니즈를 업의 본질로 구체화한 것이다.

파타고니아(Patagonia)가 패션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환경에 대한 진정성을 이야기했고, 환경 변화의 피해를 동 세대의 개인적 문제로서 체감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동참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는 최근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Human Truth로 명명하고, Iconic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 연구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고객들이 갖고 있는 아주 개인적인 니즈에서부터 보편성을 발견할 때, 브랜드의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사랑 메시지가 범람하는 대중음악계에서 ‘우리 세대의 이야기’가 부재함을 발견하고, 동 세대가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리더 RM은 2월 24일, 새로운 컴백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아이러니하게 가장 범세계적인 세계성을 띌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보편적인 요소는, 가장 개인적인 것에서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Human Truth: 변화하는 고객 환경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위한 고객중심적 솔루션

| Brand Collaboration: 정체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다

ⓒLINE FRIENDS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정체성은 가수 개인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들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방식은 매우 흥미로운데, 멤버 개인을 예능, 드라마에 직접적으로 투입하지 않으면서, 방탄소년단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그러하다. 방탄소년단의 컨텐츠에는 멤버 개인의 서사를 엮어 BTS Universe(BU)라는 다른 층위로 구축된 세계관이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접점으로 확장될 수 있는 리소스를 만든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는 방황하는 청춘의 아픔을 그리면서, 각 멤버가 청춘이 맞닥뜨릴 수 있는 고통의 요소를 상징하도록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이 인물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이기도, 불우한 가정환경의 소년이기도, 꿈을 좇을 줄 모르는 학생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의 서사가 별도의 스토리로 구체화되어 BTS Universe가 구축된다. BU는 책으로 출판되었고, 협업을 통해 웹툰으로 제작되었으며,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브랜드와 유사하면서도 독립적인 페르소나/스토리텔링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이 방식은,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새로운 타겟을 유입하고 싶은 브랜드들이 참고할 만하다.

멤버들의 성격적 요소 또한 확장의 소재가 된다. 블로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BT21 캐릭터는 사실 방탄소년단이 라인프렌즈(LINE FRIENDS)와 협업하여 만든 캐릭터이다. 라인프렌즈는 캐릭터 제작 과정에서 방탄소년단과 회의하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게시하여 사전에 팬층의 관심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제안한 캐릭터 디자인뿐 아니라, 멤버들의 특징을 반영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면서 팬들과의 유대감을 유지한다. 캐릭터에 담긴 아이돌의 모습을 보며 소비하는 팬들로 충분한 시장 존재감을 확보하고, 이에 노출된 다른 소비자들은 생명력을 가진 캐릭터를 캐릭터 자체로 소비하도록 하는 win-win 전략이다.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이란 함께 제품을 출시하는 것 또는 디자인을 차용하는 것을 넘어서, 각 브랜드가 가진 성격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 하겠다. “Extreme & Adventurous Lifestyle”을 대변하는 레드불이 고프로와 협업한 광고영상을 만들고, 스카이다이버와 초음속 우주 낙하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것처럼 말이다.

| Brand Activation: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탈피하다

ⓒSydney Rubin

방탄소년단은 2018년, 아미피디아(ARMYPEDIA)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것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길거리에 뿌려 놓은 QR코드를 아미들이 찾고 스캔하여 퍼즐을 완성하는 한 달여 간의 행사였다. 평소에 가수의 컨텐츠를 소비하는 접점이 아닌, 일상 속 길 위에서 우연히 가수의 흔적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팬들의 즉각적인 참여를 낳았다.

방탄소년단이 SNS를 통해 존재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다양한 SNS 채널을 활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돌이 자주 활용하지 않는 채널을 선도적으로 육성해 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SNS가 업계의 표준이 된 지금, 방탄소년단은 고객에게 낯설기 때문에 오히려 시선을 끌 수 있는 접점을 발굴하고 있다.

또 다른 접점의 발굴 사례로는 콘서트를 관람하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표는 그 수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그들의 공연실황 또한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될 수 있는 수요가 있다. 기존의 업계가 이 수요를 공연 실황 DVD 등으로 해소했다면, 방탄소년단은 영화관에서 콘서트를 중계한다. 콘서트장 옆의 별도의 공간에서 스크린 중계를 하기도 한다. 특히 영화관은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상영하는 등 중요한 체험공간으로 활용성을 넓혀가고 있는데, soundX, screenX 등 공연 컨텐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상영관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매체를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한 통로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관점에서 새로이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이 고객 관계와 신규 수요 창출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 결국, 본질을 잃지 않는다는 것

방탄소년단 브랜드의 성공 공식을 ①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본질적 메시지의 구축, ②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전략적인 스토리텔링, ③접점을 확장하는 고객 경험의 혁신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성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들이 본질을 위한 투자를 무엇보다 우선하며, 다른 모든 마케팅은 그에 기반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매우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고객 관계 형성 방식이며, 이것이 ‘브랜드’가 광고, 마케팅과 본질적으로 차별화되는 포인트이다.

방탄소년단이 전달하는 음악적 메시지와 SNS를 통해 공유하는 개인적인 목표들은 그들 정체성의 근본으로서, 아티스트에 대한 팬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방탄소년단은 음반을 통해, 대중매체를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단편적인 모습들로 노출되지만, 이러한 수많은 페르소나의 중심엔 여전히 하나의 정체성이 존재하고, 아미라는 팬베이스는 결국 그들의 본질을 구매하고 지지한다.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이미지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앨범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를 노출하지만, 그 기저에 아티스트의 근본적 정체성이 존재할 뿐이다. 이제는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고객을 확보하는 시대가 아니다. 브랜드 스스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그를 일관적으로 지켜나가는지가 브랜드의 팬베이스이자 파트너를 만드는 시대인 것이다.